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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여행기 #46(완). 모든 일정의 끝. 그야말로 기적같은, 아니 기적의 교회. 모카탐 동굴교회! (Saint Samaan the Tanner Monastery)
    Love My life/이집트 여행(18.12.28~19.01.20) 2019. 7. 25. 18:07


    20여일의 대장정을 마치고, 모든 일정의 끝은 카이로에서 실패했던 동굴교회에 도전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왜 그렇게 이 교회를 가고 싶었는 지에 대해서 말씀 드릴게요.

     

    이 교회는 돌 산을 깎아서 만든 교회입니다. 동굴처럼 파서 만들었죠.

     

    (아예 산을 다 깎지는 않았겠지만, 아마 동굴처럼 파진 곳을 찾아서 조금씩 더 깎아가며 교회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함.)

     

    그 경관자체도 훌륭하지만 이 교회는 사연이 있습니다.

     

    이 교회는 '모카탐' (Mokattam) 이라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데, 이 지명의 유래가 바로 이 교회에서 나왔습니다.

     

    이집트는 고대 이집트 자체 신앙 - 로마 시대에 들어온 기독교(후에 이집트 자체 기독교인 콥트교로 변경됨) - 이슬람교 

     

    가 들어오면서 지금 이슬람교는 전 국민의 85% ~ 9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콥트교인들인데요,

     

    이 콥트교인들은 이슬람이 주류가 됐을 때부터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친하게 지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박해 받고 있고 크리스마스 무렵에서는 여러 교회가 테러를 당하기도 한다네요.

     

    콥트교인들은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가 매우 어려워서 주로 이 지역에 모여 살고 있기는 한데,

     

    이 곳에서 쓰레기장이 있어 이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교회가 있는 마을을 '쓰레기 마을', 또 이 교회를 '동굴교회' 도 아닌 '쓰레기 교회', '쓰레기 마을 교회' 라고 부르고도 있지만

     

    어감에서 오듯 틀린 말이고요.

     

    이 교회는 '모카탐 시몬 교회' 또는 '시몬 교회' 정도라고 부르는 게 맞겠네요.

     

    시몬 교회의 유래를 알기 위해서는 979년도까지 거슬러올라가야합니다.

     

    이슬람은 640년경부터 이집트에서 주류가 되었고 그 후로 계속 콥트교인들을 크게 핍박해왔습니다.

     

    핍박이 절정에 이른 979년도에 당시 이슬람 종교지도자(칼리프) '알무즈' 라는 사람은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을 모두 죽이려고

     

    당시 콥틱교회 대표 지도자였던 '아브라함'을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 기독교인들이 보는 경전에서는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마태복음 17:20) 라는 말씀이 있지 않은가? 너희 신이 존재하고 그 신이 그렇게 대단하다면 너희가 믿음으로 이 산을 이 곳에서 저 곳으로 옮길 수 있을 거다. 1주일 안에 이 산을 옮겨봐라. 그렇지 않으면 모든 기독교인을 죽이겠다."

     

    즉, 그 당시에는 이름도 없었던 이 큰 산을 1주일 안에 옮겨 보라고 한 것이지요. 모든 기독교인을 죽이겠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근심하며 아브라함은 열심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1주일 중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사흘째에 한 응답을 받게 됩니다.

     

    '밖으로 나가 지나가는 이에게 도움을 청하라!' 라는 응답을 듣게 된 거지요.

     

    그리하여 그 말씀을 믿고 아브라함은 밖으로 나가 지나가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시몬'이라는 구두 수선공인데,

     

    이 시몬이라는 사람은 큰 권력과 능력은 없었지만 대단히 믿음이 좋고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반성할 줄 알았던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이 사람은 아브라함을 만나기 전 과거에

     

    구두 수선을 위해 찾아온 한 여인의 몸매(정확히는 허벅지)를 보고 나쁜 생각을 품은 자신을 회개하며

     

    스스로 한 쪽 눈을 찌르면서 한 쪽 눈을 잃은 사람이었거든요.

     

    그 후네 고아와 과부, 노인들과 같은 약하고 병든 사람들을 돌본 선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아브라함이 그렇게 시몬을 만나 이 상황을 이야기하며 도움을 청했지만

     

    시몬이 슈퍼히어로도 아니고 산을 옮길 힘이 있었겠습니까?

     

    거절을 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힘이 없지만,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힘이 있을터이니, 우리가 교회에 모여 금식기도를 하며 부르짖읍시다."

     

    그리하여 시몬을 필두로 아브라함과 콥트교인들이 모여 금식 기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4일, 5일, 6일이 지나고 약속 7일째가 되었어도 산이 움직이지 않아

     

    칼리프는 모든 군대를 이끌고 이들을 죽이러 오고 있었습니다.

     

    이 때까지도 시몬과 아브라함은 금식기도를 하고 있었지요.

     

    군대가 전진해오고 있는 어느 순 간,

     

    큰 굉음이 들리며 큰 바위산이 스스로 일어섰고, '뚜벅뚜벅' 다른 지역으로 걸어가서 다시 앉았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통해 이집트의 기독교는 극심한 박해 가운데서도 신앙을 인정받고, 목숨을 건지게 되었으며,\

     

    이 사건을 직접 눈으로 본 많은 무슬림들이 개종하게 되었다고 전해옵니다.

     

    '모까땀(모카탐)'은 우리 말로 하면 '뚜벅뚜벅'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이 산은 모카탐 산이 되었고 이 곳에 지어진 교회를 흔히 모카탐 교회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시몬 교회라고 부릅니다.

     

    이 기적을 만든이는 당시의 종교지도자 아브라함이 아닌 평범한 기독교인 시몬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후에 콥트교인들은 개개인의 선량한 크리스천의 힘을 믿으며 이 교회를 '시몬 교회'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하지요.

     

    이 역사를 알았기에 저희 커플은 크리스천으로서 이 교회를 꼭 보고 싶어졌답니다.

     

    그리하여 카이로에 있을 때 한번 시도했지만, 실패했었고요, (도로를 들어갈 수 없다고하여.)

     

    이번에는 여유롭게 하루를 투자하여 재도전을 하게 된 겁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주소를 잘 못 찍어서 못 간 것이었습니다.

     

    이번 두번째 시도에도 빙빙 돌다가 구글지도에서 설명하는 'Mokkatam church'라는 곳에서 내리긴 했는데,

     

    그곳이 알고보니 모카탐 교회가 아니라 모카탐이라는 지역에 있는 모스크로 오게 되었거든요. 그러니까 잘못 온거죠.

     

    검색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가며 제대로 된 교회 지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글지도에서 'Saint Samaan the Tanner Monastery' 를 검색해서 찾아가세요.

     

     

    어쨌든, 여기까지 오는데 참 어렵게 왔습니다.

     

    길 때문에 갈팡질팡 싸우기도 했고, 제대로 된 주소를 우리가 알지 못했으니 우버 기사가 핑핑 돌수 밖에 없었는데

     

    저는 불안하니 계속 구글 지도를 켜서 가는 길을 보고 있고,

     

    아내가 보기에는 제가 창밖 풍경도 보고 이야기도 나눴음 좋겠는데 핸드폰만 보고 있는 것 같으니

     

    감정이 격해져서 기사는 놔두고 저희 둘이서 엄청 싸웠거든요..ㅠㅠ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하여 물은 말도 없이 서로 교회만 보았다는 슬픈 역사가 전해옵니다.

     

    나중에 화해하고 나서는 정................................말 정말 아쉬웠습니다.

     

    이 교회가 사실 너무나 아름다웠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 나눴으면 더욱 좋았을 거라서요.

     

    어쨌든, 사진으로 보시지요.



    바위산을 깎아 만든 이 교회는 어디를 보더라도 웅장함과 경건함이 느껴졌습니다.

     

    박해 속에서 피어난 기적처럼, 지금도 어렵게 신앙을 이어나가고 있는 콥트교인들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여러 벽화에는 성화들이 있었습니다.

     

    예수 피난, 12사도,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 제자를 물에 걷게 한 일, 모세의 십계명,

     

    예수 탄생, 그리고 성자 시몬의 역사까지 많은 성경과 이들의 신앙 이야기들을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벽에 새겨두었습니다. 절대 잊지말고 기억하자는 듯이요.



    이 교회의 돌 산은 이 지역 콥트교 어린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저기에서 짚라인도 타고, 줄로 만든 구름다리 등도 건너면서 놀고 있더라고요.



    예수가 부활하는 순간, 동굴 벽을 지키고 있던 로마 병사들은 그 빛과 위엄을 당해낼 수 없었지요.



    이 동굴 바로 밑에 지어진 예배당에서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모카탐!'을 자꾸 떠올렸습니다. 돌들이 마치 날아간 듯 빠져나간 이 자리에 콥트교인들은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예배당을 세웠고, 역시 벽으로 성화를 새겼습니다.



    모카탐 교회의 시작이 된 마태복음 17장 20절 말씀이 적혀있습니다.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그리고 교회에 모여 금식기도 하는 시몬과 사람들의 모습을 새겨넣었겠지요?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는 예수님. "목마른 자들아, 내게로 나오라."



    이런식으로 주요 성화에는 그 성화와 관련된 말씀까지 기록해두었기에 어떤 내용인지 보면서 갈 수 있었습니다.



    절로 경건해지는 이 교회를 파노라마로 담고, 계속 길을 나섭니다.



    신기하게, 한글로 새겨놓은 인사말도 있었습니다. 한국의 여행객들이 순례지로 많이 찾는 모양입니다.



    야외 예배당에서도 이 교회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주변의 돌산에 역시 여러 성화들을 그려놓았습니다.

     



    아마, 최후의 만찬에 대한 내용과 십자가 죽음 그리고 부활을 그린 것 같지요?



    아름다운 교회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아내랑 말 한마디도 안하고 보느라.......많은 묵상이 되긴 했지만 아쉽기도 했지요.

     

    이 교회를 방문하고, 이집트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피라미드, 여러 신전들, 다합이 아닌 모카탐 시몬 교회가 됐을 정도로

     

    웅장하고 마음에 울림이 있는 교회였답니다.

     

    신앙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이 교회를 꼭 찾아가보시기를 권면합니다.

     

    .

     

    이렇게 총 46편으로 이집트 여행기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멀지 않나? 기간도 너무 긴데... 위험하지는 않을까? 풍토 병은 없을까? 등등의 편견을 갖고 두려움이 앞서며 시작한 여행.

     

    해외여행은 중국과 대만밖에 없었던 제가 아내를 만나 신혼여행을 모리셔스로 다녀온 이후 다음 여행이 하필

     

    이렇게 정보가 없고, 빡센 일정의 나라라서 걱정이 많았지요.

     

    다툼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 나라에서 본 모든 것들, 느낀 모든 것들이 다 아름다운 경험과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우리 부부의 젊은 날에 잊을 수 없는 한 페이지를 장식해준 소중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정신없이 소란스럽고 시끄럽던 이집트 시내의 소리들, 피곤했던 흥정들,

     

    맛없는 음식들, 힘들었던 일정들 마저도 돌이켜보니 그리운 순간들도 가끔 있을 정도랍니다.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을 때 주변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올 때 대답해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신비한 나라 이집트에 대해 학생들에게 직접 보고 들은 경험을 이야기해줄 수 있다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 일인지요.

     

    어쨌든, 길었던 20여일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지만 모니터 앞에서 다시 이집트를 여행하게 해 준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전 연령대에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입니다. 이 여행기를 보고 이집트의 부름을 느끼신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여행할 때는 최신 정보도 많이 없었고, 어떻게 일정을 짜야할지도 잘 몰랐었기에

     

    정리를 차근차근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혹시라도 이집트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의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기를 희망하고요.

     

    궁금한 점이 있으실 때 댓글로 남겨주시면 보는 대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집트에 여행하는 모든분들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함께 여행해준 제 아내. .연경이도 고맙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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