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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1 우리의 첫 만남
    Love My life/로이또이 이야기 2020. 6. 5. 14:15

    사실 로이또이의 출산 예정일은 5월 29일 금요일이었습니다.

     

    목요일밤에 입원하고, 금요일에 수술할 예정이었지요.

     

    언제든 아이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기에 출산 가방을 미리 싸두긴 했었지만

     

    그래도 월요일에 갑자기 신호가 올 줄은 아내도,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오후 4시, 회의 중이었던 저는 다급하게 아내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양수가 터졌는 지 자꾸 흘러내려서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머리가 하얘지면서 우선 교장, 교감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학교 밖을 나오긴 했는데

     

    식은땀이 줄줄 났습니다.

     

    아, 하필 오늘따라 차도 안 갖고 나왔고, 지금 집에 가서 차에 아내를 태우고 가야하는건가??

     

    그럼 그때까지 아내는 그냥 나를 기다려야하는건가? 학교에서 우리집까지는 그래도 40분은 가야하는데..

     

    어쩌지???

     

    아내가 혼자 택시를 탈 수는 있을까? 어떡할까??? 고민하고 있다가 급하게 119를 불렀고 아내가 많이 불안해 하는 것 같으니

     

    아내에게 전화해보고 가능하면 구급차도 불러달라고 했지요.

     

    잠시후 119에서 다시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잉? 아내가 이미 택시를 탔다네요?

     

    아내에게 전화해보니 이미 택시를 탔다고 합니다. 경황이 없어서 가방까지 챙기진 못했고 몸만 빠져나오긴 했지만..

     

    그리하여 저는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아내 보다 먼저 도착했지만 결국 아내와는 길이 엇갈려

     

    저는 입구에서 발을 동동구르며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고, 아내는 이미 분만실과 전화가 되어 분만장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이것저것 검사를 하고 분만장에서는 보호자분 되시냐고, 오늘 입원을 해야하니 내려가서 입원 수속을 밟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아기 수술은 언제하나요? 빠르면 오늘 하는건가요??"

     

    "???? 아니요?? 지금 할 거에요."

     

    "네?????????????????"

     

    입원 수속을 밟아야 수술을 할 수 있는 모양인가봅니다.

     

    어쨌든 그렇게 입원 수속을 밟고 수술실로 올라왔습니다. 저는 들어가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50여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멍 때렸다가, 걱정했다가, 기다렸다가,

     

    수술실 앞에서 서성 거리면서 기다렸습니다.

     

    부디 아이들이 건강하게 나오기를, 그리고 산모도 건강하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동안 태교도 잘 못해준 것 같아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아침에도 아내와 말 싸움을 하고 온 것이 자꾸 떠올라 너무 미안했습니다.

     

    수술실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나왔습니다. 우리 수술인가? 하고 일어나 달려가니 다른 사람 수술이었습니다.

     

    또 열리면서 누군가 나왔습니다. 난가? 하고 달려나가니 역시 아니었고요.

     

    그렇게 계속 문이 열릴때마다 바라보기를 여러 차례...

     

    그리고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처음 보는 간호사였지만 한 눈에 우리 아기들을 데리고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냐고 물으니 잘 되었답니다.

     

    산모가 마취가 잘 안되느라 시간이 좀 걸리긴했고, 너무 불안해하고 덜덜 떠느라 회복이 좀 걸리겠지만

     

    그래도 아이, 산모 모두 건강하답니다.

     

    감사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내가 꽤 땀을 많이 흘리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지요.

     

    우리 아이들 얼굴을 보니 물기가 마르지도 않아 샤워를 하고 나온 사람 처럼 젖어있었습니다.

     

    새근새근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는데 눈물이 자꾸 났습니다.

     

    그렇게 우리아이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아이가 신생아실로 떠나고,

     

    아내는 약 1시간 여를 더 회복실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아내를 보니 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고생많았어 여보. 말을 하는데 비몽사몽 간에 아내가 묻습니다.

     

    "우리 아기 봤어? 잘 있지?"

     

    "그럼!, 너무 예쁘지~~"하고 아기들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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