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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권 영문 이름을 바꾸다. *여권 영문 이름 변경 방법 및 후기
    Love My life/즐기는 인생♬ 2021. 10. 21. 14:34

    최근 마음에 결심이 생겨 제 여권 이름의 영문을 바꾸었습니다.

     

    제 첫 여권은 아버지께서 만들어주셨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 회사 포상으로 해외여행을 갈 기회가 있었거든요.

     

    제 이름 '구서준'은 영문으로 어떻게 쓸까요? 이름까지 가지 말고 성은 G를 쓸까요 K를 쓸까요?

     

    그동안 영문 이름에 크게 신경을 안 쓰고 살다가, 대학들어와서 처음으로 들은 국어 교양 시간에 로마자 표기법을 공부하게 되었는데요.

     

    바른 로마자 표기법으로 쓰면 제 이름은 Gu Seojun이 됩니다. 저는 쿠씨가 아니고 구 씨니까 G를 쓰는게 맞고요.

     

    또 'ㅜ' 모음은 oo보다는 u를 쓴다는 겁니다.

     

    사실 그전까지는 여권 영문 이름을 신경쓰지 않고 그냥 KSJ라는 이니셜을 사용하다가 제대로 배우고 난 뒤에는

     

    아 나는 Gu가 맞구나 하고 생각을 고치게 되었죠.

     

    사실 이름이야 크게 발음에서 어긋나지 않으면 관습적으로 사용해도 된다고야 하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제대로된 표기법으로 쓰고 싶은 그런 마음..

     

    그런데 형님은 저와 생각이 달랐습니다. 제가 Gu 파라면, 저희 형님은 Koo 파 이십니다.

     

    그시절에는 구씨를 Koo로 많이 썼습니다. 또 특색이 있어서 성을 외우기도 쉽다며...ㅋㅋ

     

    형제가 서로 쓰고 싶어하는 영문 성이 갈리는 가운데,

     

    2008년에 여권을 갱신할 일이 있어 구청에 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 예전에 아버지께서 만들어놓은 여권이 이미 있고, 영문 이름 개명이 쉽게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요.

     

    아버지께서는 놀랍게도 형제가 본인의 영문 성씨로 의견이 다를 것을 예언이라도 하신 듯,,,

     

    둘 다 마음에 들지 않게 성을 지어놨습니다.

     

    GOO 로... ㅋㅋ

     

     

    Gu로 개명을 하고 싶었는데, 2008년 당시의 구청은 개명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여권은 전세계에 통용되는 국가의 신용이니 만큼, 함부로 이름을 바꾸면 여권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고요.

     

    그렇게 제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이 적힌 여권으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딸아이 시온이의 여권 이름을 원하는 방향으로 쓸 수 있을지 외교부 여권 담당 홈페이지를 드나들다가

     

    생각치도 않게 이 문구를 보게 되었습니다.

     

    띠용???

     

    만 18세 미만일때 사용한 로마자는 1회 변경 가능??? 오~~~

     

    그리하여, 아직 해외 출국 계획도 없는데 제 여권 이름도 변경하고, 아이들 여권도 만들어줄 겸 구청을 찾았습니다.

     

    준비물은 간단합니다. 내 신분증, 그리고 여권, 그리고 여권 사진. 끝입니다.

     

    여권이 혹 기한이 만료되었다면 여권마저도 필요없다고 합니다.

     

    여권 사진의 경우 최근 6개월 이내의 사진이면 됩니다.

     

    구청에 가서 사유를 말씀드리고, 개명신청서와 새로운 여권 발급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제출했는데,, 구청 직원들끼리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 계속 회의를 하고 계십니다.

     

    나 : 음... 뭐 문제가 있나요?

    - 아 그게, 선생님 여권이.. 이미 2008년에 한번 개명이 되어있는데요?? 이게 선생님이 만 18세 이후에 개명한거라서 개명이 안될 것 같아요.

     

    나 : 그럴리가요? 제 이름 그대로 여권을 사용해왔는데요?

    - 아니에요. Goo Seo Joon 에서 Goo Seo-Joon으로 개명신청하셨어요..

     

    곰곰히 2008년 여권을 만들 당시를 떠올려 봅니다. 제가 여권을 만들 때 요즘에는 이름자를 붙여쓰고, 구별하기 위해서 '-'을 첨가한다고

    안내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나 : 그건 제 의사가 아니고 당시 발급해주시던 주무관님이 그렇게 권유하셔서 그렇게 한건데요???? 근데 이것도 개명이에요?

    - 네. 전산상으로는 개명인데... 어쨌든 지금 외교부에 직접 확인해봐야겠습니다.

     

    하시면서 외교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러저러 해서 개명이 가능한가요? 저도 긴장하고 구청내의 모든 여권 발급 담당자들이 긴장...

    외교부의 답변은 살짝 애매했습니다.

     

    외 : 음...될 것 같긴한데, 그래도 일단 서류를 넣어주세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넣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받고 안도했습니다.

     

    다만, 혹시라도 심사가 통과되지 않아서 제 성씨를 그대로 GOO를 쓸 경우를 대비하여 이날 아이들 여권은 신청해주지 못했습니다.

     

    집에 와서 고민을 했습니다. 내 생각에 구씨는 GU가 맞는데.. 내가 승인이 안되면 애들은 GU로 만들어줘야하나???

     

    그러면 얘랑 나랑은 GOO랑 GU로 갈리는데... 아 그럼 혹시라도 코로나 끝나고 해외 나가게 되면 가족으로 인정이 안되나? 등등..ㅋㅋ

     

    그렇게 며칠을 보냈고, 구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 선생님. 외교부 심사가 다행이 통과되었네요. 다음주 수요일에 찾으러 오시면 될 것 같아요."

     

    오케이~~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여권도 신청하여 같이 발급 받았습니다.

    GOO SEO-JOON은 그렇게 GU SEOJUN이 되었습니다.

     

    거진 10년의 숙원사업이었는데 해결이 되서 정말 좋고요.

     

    이렇게 새 여권을 발급받으니 어디로 휙- 떠나보고 싶어집니다.

     

    코로나 상황이 얼른 잠잠해지고 우리 아이들도 조금 더 키우고~ 해외로 나갈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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