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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개월 쌍둥이 아기랑 발리여행 #13. 여행 최대 위기! 스미냑에서 멍청하게 환전사기 당한 썰. (환전사기 수법 & 예방법)
    Love My life/발리여행(22.04.16~05.18) 2022. 6. 4. 22:37

    2022.4.27.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고, 지금도 여행 후기를 쓰기가 가장 힘든 날입니다.

     

    이 날 스미냑 거리에서 대규모 환전 사기를 당했거든요..ㅠㅠ 제가 쓰면서도 너무 멍청하게 당한 거라

     

    제가 뭐에 홀린 것 같은 그런 날인데, 일단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우선, 힐튼호텔에서 마지막 날입니다. 며칠간 조식 먹으면서 행복했었는데, 이제 며칠은 조식이 없어서 다시 자체 해결해야합니다..ㅋㅋ

     

    조식을 느릿느릿먹고 와서 빌라 내 풀에서 수영좀 하고, 짐을 싸고 나니 어느덧 체크아웃 할 시간이 됐고요,

     

    이 곳 누사두아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바비굴링 팍 도비엘을 또 배달시켜서 먹습니다.

     

    이곳은 지역에서 너무나 유명한 맛집이고, 실제로 맛도 있는 집이긴 한데

     

    에어컨이 없어서... 배달 시켜 먹으면 시원한 방에서 훨씬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긴 하고요..ㅎㅎ

     

    다만 배달 주문시 몇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면 우선 주말에는 배달주문이 안됩니다.

     

    그리고 주문이 12시부터는 아예 안 받습니다. 즉, 저녁에는 시켜먹을 수 없고요.

     

    가게는 10시부터 열어서 10시부터 주문을 받기는 한데, 그랩은 예약 주문을 할 수 있거든요.

     

    저희는 9시에 미리 예약주문을 했고, 11시에 주문을 받긴 했습니다.

     

    뭐 이렇게까지 먹을 정도냐라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겠습니다만

     

    저희 부부 기준으로 맛있는 것을 계속 먹고 싶고, 새로운 것을 잘 시도하지 않는 편이라서..ㅎㅎ

     

    또 주문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서요. 어쨌든, 누사두아에 있는 동안 바비굴링 팍 도비엘 총 3번 먹고 갑니다.

     

    누사두아 힐튼에서 체크아웃하고, 스미냑이라는 동네로 갑니다.

     

    그곳의 메인 스트리트를 구경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굉장히 번화했던 거리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약간 경리단길? 이런 곳이라 할 수 있겠네요.

     

    가게도 많고, 음식점도 많고, 쇼핑할 곳도 많고~ 그렇습니다.

     

    이 곳에서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쇼핑도 하고, 간식도 사먹고 하려 합니다.

     

    마침 아가들이 유모차 안에서 잠드는 바람에 모처럼 엄마 아빠의 데이트가 됐습니다.

    우선 돌아다니면서 아기 옷을 샀습니다. 예쁜 여름옷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거리를 구경하는데, 음.. 코로나 여파인지 가게들이 안 연 곳도 많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는 느낌입니다.

     

    유일하게 사람들이 줄서있는 곳이 아이스크림 집이었는데, 대체 얼마나 유명하길래 하고 사먹어봤습니다.

     

    아이스크림 맛은 비슷비슷한데, 아이스크림 사먹는 사람들이 모두 가게 조명 바로 밑에서 사진을 찍더라고요.

     

    인스타 감성인가봅니다.

     

    그런데 또 그런거 따라가줘야 하는 사람이라 저도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면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부부가 치명적인 척 사진을 찍었는데 이제 완연한 30대 중반인지라 인스타 감성 따라가기 쉽지 않네요.

     

    어쨌든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뒤에 아이들이 자는 동안 열심히 거리를 구경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엄청 성행하지 않아서 아쉬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환전을 하고 숙소에 가는 택시를 타고 나서, 제가 멍청하게 100만루피아나 환전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ㅠㅠ

     

    사기꾼의 정의가 "사기를 당하고 난 뒤에, 아 그놈이 사기꾼이었구나" 라더니..

     

    사기를 당하고 나서야 세상 친절했던 그 사람들의 수법이 몇 가지 생각나더라고요... 

     

    떠올리기 싫은 그 때를 생각하며 공유해봅니다.

     

    1. 주변 시세보다 과하게 환율이 높다.

    - 스미냑에서 당시 건전한 환율이 14100, 14200 정도였는데 몇몇 가게들이 14590 이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애초에 14590에 환전해줄 생각이 없거나, 아니면 계산을 헷갈리게 하기 위해 일부러 뒷자리를 복잡하게 해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그럴듯한 가게가 아니라 골목 깊숙한 허접한 가게로 인도한다

    - 지나고보면 전형적인 사기치는 가게인데, 아 그냥 발리의 문화인가보다. 하고 방심하고 넘어간 제 탓이 큽니다.

     

    큰 길거리에 위치한 간판 있는 규모있는 가게에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3. 큰 돈을 내놓지 않고 먼저 작은 돈을 내놓음

    - 정상적인 가게의 경우 10만루피아로 최대한 맞춰주고 그 다음 나머지 돈을 맞춰줍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5만루피아를 내놓기 시작합니다. 제가 300달러를 환전하려고 했고, 그러면 400만 루피가 넘는 돈이거든요.

     

    그래서 5만루피로 400만루피아를 어떻게 다 줘? 10만 루피아로 줘 했더니 자기네들 큰 돈이 없답니다.

     

    아 얘네 좀 수상하네? 하고 제가 나가려는 액션을 취하니 다시 저를 붙잡고 10만루피아 지폐를 내놓기 시작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이때 !!! 나왔어야 하는데 ㅠㅠ 어휴 쓰면서도 열불터집니다.

     

    사기친 놈들보다 '후훗, 이놈들~ 나는 안 속아~' 하고 방심했던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요.

     

    이때 방심했던 것 같아요.

     

    4. 여러사람이 계속 말을 걸면서 정신을 쏙 빼놓음

    - 환전 사기를 당하기 전, 후에는 아무래도 정신 차리고 제대로 된 환전소만 다녔고요

     

    거기에서는 한 사람이 근무하고 말 걸지 않고 서로 집중하면서 돈을 환전하는데,

     

    여기서는 한 사람이 돈을 세고있고 여러 사람들이 계속 말을 겁니다.

     

    너 어느나라에 왔냐, 나 사우스 코리아에서 왔다.

     

    오, 나 지송팍 안다. 오 그러냐, 좀 옛날 축구선수이지 않냐, 요즘에는 쏘니가 잘하는 것 같다 등등..

     

    이렇게 계속 말을 걸고 제 시선을 뺏을 동안 제가 핸드폰으로 미리 계산해둔

     

    14590 * 300 = 4377000 를 건드려서 3377000으로 만들고, 본인들의 계산기로 3377000으로 만들어놓은 듯 합니다.

     

    그렇게 저는 430만 루피아를 받아야 할 것을 330만 루피아를 받고야 맙니다.

     

    5. 영수증을 쓰지 않음

    - 이것도 당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영수증을 써주지 않았습니다. 즉 사기를 당해도 증거가 없습니다.

     

    6. 계산이 이상한데? 하면서 갸우뚱 하면 다시 말을 걸면서 본인이 맞다고 3377000으로 세줌.

    - 제 어림능력으로 한번의 기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닌데, 내가 들어가기 전에 계산기로 계산하고 왔을 때는 이게 아니었던 같은데.. 하면서 응?? 할 때

     

    헤이, 잘 봐 하면서 천천히 3377000을 다시 세어 줍니다. 내 핸드폰을 보니 3377000이고, 얘네 계산기를 보니 3377000입니다.

     

    그런가? 3377000인가? 하면서 제가 손수 돈을 세봅니다. 3377000이 맞습니다.

     

    음 맞네, 그런가봐 하고 300달러를 넘겨주고 그놈들이 '친절하게' 큰 돈이니까 주머니에 꼭 넣고 꽉 쥐고가 ~ 라고 덕담도 해줍니다.

     

    그렇게 멍청하게 4377000을 받아야하는데, 3377000루피아를 받고 왔습니다.

     

    100만루피아를 덜 받은 겁니다.

     

    기분좋게 스미냑 거리를 구경하고, 쇼핑도 하고 이제 우붓으로 가는 택시를 탔는데

     

    택시에서 멍청하게 사기를 당한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급격하게 택시 안 공기가 얼어붙습니다. 아내는 노발대발 화를 냅니다.

     

    이상한 낌새를 느꼈으면 바로 나와야지 뭐하고 있냐,

     

    아니 고등교육까지 받은 사람이 어림해도 400만 루피아가 넘는 것을 못 느끼냐?

     

    몇 만, 몇 십만이 아니라 어떻게 100만루피아를 착각할 수 있냐,

     

    고젝, 그랩 써가며, 왓츠앱으로 마사지나 빨래를 예약할때 천 루피아, 만 루피아 깎아가며 구질구질하게 여행하고 있는데

     

    이렇게 통으로 백만루피아를 사기를 당해오니 어이가 없다 등등...

     

    모두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어집니다..ㅠㅠ

     

    그날 제가 너무나 화가 났던 점은, 물론 사기 친 사람들에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한심해서요.

     

    왜냐면, 제가 카페에서 이미 여러가지 환전 사기 수법 들과 사례들, 후기들을 다 읽어보고

     

    '아, 나는 절대 안걸려야지~' 했거든요.

     

    모르고 당한게 아니라 그걸 다 알고도 '얘네 수 쓰고 있네, 나는 안걸려~' 하고 있다가 제가 바로 그렇게 사기를 당하니까

     

    제가 너무 밉더라고요.

     

    100만루피아면 우리나라 돈 7~8만원정도지요. 사실 여행 전반에 걸쳐서 그리 큰 돈이 아니라면 아닐 수 있지만

     

    발리의 물가를 생각하면, 또 인도네시아 화폐의 단위를 생각하면 굉장히 큰 실수여서 아마 아내가 평생 놀릴(혹은 바가지 긁을)

     

    흑역사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은, 제가 생각한 몇 가지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하나라도 걸리면 고민하지 말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몇백원 환율 이득 보자고 들어갔다가 저처럼 10만원을 날리고 올 수도 있으니까요.

     

    1. 과하게 환율이 높으면 일단 의심

    - 주변을 걷다 보면 대충 시세가 눈에 보이지요? 과하게 환율이 높으면 의심하셔야 합니다.

     

    특히 뒷자리를 100단위로 안 끊어 놓으면 계산을 어렵게 하려는 술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큰 길가가 아니라 골목으로 안내 + 가판대가 뭔가 허접함?

    - 정식 인가된 가게가 아닐 수도 있고, 괜히 골목 가셨다가 실랑이 붙고 해코지 당하실 수도 있으니 큰 길가의 가게로 가셔요.

     

    3. 작은 돈부터 주면 무조건 사기

    - 거의 달러 환전하실텐데, 10만루피아부터 안 내놓으면 그냥 사기입니다. 나오셔요.

     

    4. 자꾸 말을 걸면 여러분을 현혹시키려는 것

    - 제가 자꾸 확인하려할 때마다 자기들이 돈을 직접 세주고요, 그 동안 저는 제 핸드폰 계산기와, 그 사람의 계산기를 보게 됩니다.

     

    그때 계산기가 일치하니까 저도 모르게 속은 것 같고요.

     

    생각해보니 계산기를 건드릴 시간은 아무래도 자꾸 말을 걸면서 제 시선을 빼았을 때 아닌가 싶어요.

     

    자꾸 말 걸면 그냥 나오세요. 친근한 척이 아니라 그냥 헷갈리게 하는 거지요.

     

    5. 가장중요. 돈 세기전에 영수증을 안 써주면 무조건 사기

    - 영수증을 우선 쓰고, 여러분이 사인을 하고 나서야 돈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영수증을 먼저 쓰지 않거나 사인을 하지 않으면

     

    여러분이 어떤 거래를 했는지 증명을 받을 길이 없으니 영수증을 꼭 받아야 합니다.

     

    이 다섯개 중에 하나라도 켕기거나 안 갖춰져있다면 올바른 환전소가 아닙니다. 그냥 나와야 합니다.

     

    제가 이 글을 다시 쓰면서도 너무 한심해요..ㅠㅠ 저는 카페에서 이미 읽고 갔고 '아, 나는 읽었으니 안 당해!' 했는데 당해서요.

     

    누군가가 여러분을 벗겨먹으려고 마음을 먹으면 쉽게 이겨내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니 저처럼 교만하게 '응 해봐~ 나는 안속아' 가 아니라 그냥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여전히 여행 초반이었는데 너무 내상을 입고 택시 이동부터 저녁까지 너무 최악의 밤을 보냈고요.

     

    스미냑 거리에 사람이 없네~ 하고 안타까워했던 마음은 정반대로 돌아섰습니다.

     

    저런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거리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매일매일 힘들어도 아기들 재우고 vlog를 만들고 잤었는데, 이 날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여행 후반이었으면 그냥 만들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직 여행 초반이고, 제 실수로 온 가족의 추억거리를 망치면 안되니 마음을 다잡고 만들었고,

     

    이후로도 매일 vlog를 만들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상으로 사기 당한 이야기를 풀어낼까 하다가, 너무 속상해서 이 날 vlog는 사기 당한 얘기는 완전히 뺐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여행 후에 글로 남깁니다. 얼굴이 너무 화끈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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